가을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 들던날
흐린 하늘은 아주 낮게 가라앉고
스산한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왔다
이미 돌아선 그 사랑이지만
그 사랑이 끝났을때
다시 깊은 사랑이 시작된다는
가을 닮은 시인의 목소리를 떠 올린다.
사랑을 잃었을때 사랑을 볼수 있는
시인의 심미안 그 깊은 곳에
상처 받는 내아픔을 내려 놓는다.
한사람을 떠났지만 그 사랑은 남아 있다
따사로운 체온의 한 사람은 없으련만
눈감으면 떠오르는 그 사람이 남아 있다
상처가 깊은 만큼 사랑도 깊은 걸까?
너를 위한 그 몸짓 그 눈물이
형벌로 남아야 할 사랑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작은 가슴으로 깨닫는다.
떠라간 사랑속에 사랑이 있기에
나는 오랜 세월 가을만을 살 것이다.
<박형서 詩 떠났지만 남은 사랑>
손가락마디가 컴퓨터 자판을 너무 많이 두드려서 붓는 사고가 발생한뒤 이젠
쉽게 낫지를 않는다.
옛날에는 그저 일주일이면 나았는데,
영 나을 기색이 없다.
하고 싶은 것이 천지인데 어느세월에 할가 남은 시간은 없는데....
병원에는 가기 싫고 재래 요법으로 자가 처방을 했는데 부은 것이 좀 가라 앉기는 했다.
이번에 집에 고장나서 방치 했던 오르간을 어떻게 해서 인연이 되서 수리해주시는 분을 만나 살려냈다.
소리도 예쁘고 모델도 너무 예뻐서 살려내지 못하면 집안 자리를 차지해도 장식품으로도 놓고 볼 계획이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오르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카페를 언제 가입했었던가 보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오르간 수리에 대한 내용이 있어
올린 글들을 찾아보니 마침 수리 하시는 분의 전화번호가 나와 있어서 연락을 드렸더니
보내시란다.
사실 여기 광주에서 서울까지 보낸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부랴 부랴 화물 차량 금액도 만만 찮았지만
보냈다.
그분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 오르간 명품인데 제가 처음 출시 때 성능으로 수리 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죽었던 오르간이 살아났다.
한번 오시지요.다 고쳤습니다.
그래서 살아난 오르간을 보기 위해 촌놈이 생전 처음 서울 악기 상가를 들렸다
가을의 시작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도착하니
평생 오르간을 수리하셨다는 77세 되신 인상좋은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악기를 체크 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오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신다 .
어찌나 세밀하게 열심히 수리하시던지 정말대단하신 분이십니다.
고마웠다. 우리 사는 세상..
이렇게 저렇게 인연으로 얽히는것..
참 알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난 야마하 D-700 .
누군가 그랬었다. 요사이는 잘 버리는 것이 살림 잘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렇게 좋은 날도 오나 보다.